오랫동안 사용해온 3D 프린터인 Anycubic Delta Kossel mini에 핫베드를 업그레이드한 후기입니다.
애니큐빅의 델타 코셀 제품은 간단한 구조 덕분에 저렴한 가격과 쉬운 조립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 제품입니다. 하지만 최대한 심플함을 유지하도록 설계가 되어 꼭 필요한 것만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뭐 없는 게 있다는 거죠.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핫베드입니다.
핫베드가 필요한 이유
3D 프린터에서 정확한 출력물을 얻기 위해서는 히팅베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없다고 출력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핫베드가 없다면 사이즈가 좀 큰 출력물을 출력할 때 늘 불안함에 시달려야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WARPING:
출력물이 핫엔드에서 나오자마자 급격히 냉각되면서 수축하여 발생하는 문제
3D 프린팅에서 와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Warping이라고 쓰는데, 말 그대로 출력물에 경사가 생겨서 삐뚤어지는 현상입니다.
필라멘트가 압출된 직후에는 뜨거운 온도이고 말랑말랑한 상태이지만 출력물의 품질을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굳어서 자리를 잡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압출된 필라멘트는 매우 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단위 질량당 공기와 접촉면적이 넓어서 급격하게 냉각이 됩니다. 그런데 밀라멘트의 이런 급속 냉각으로 수축이 발생한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3D 프린터에서 많이 사용하는 재질로 PLA와 ABS가 있는데 PLA보다 ABS가 열수축이 크기 때문에 핫베드가 없다면 ABS 출력은 포기하는 게 맘 편하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리고 물론 조립형 3D 프린터의 경우 세팅값에 많이 의존적이긴 하지만 PLA의 경우도 크기가 작은 출력물은 큰 문제가 없지만 조금 큰 아이템을 출력하려고 하면 핫베드가 없이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 그림은 수축으로 작아진 출력물의 크기에 따른 변화량을 설명하려고 그린 건데요. 그림에서 회색선은 수축하지 않았을 때이고 검은색은 수축을 했을 때를 표현한 겁니다. 출력물이 수축을 하려면 중간에 갈라지지 않는 이상 어느 한 점을 향해서 모여드는 형태로 수축이 될 텐데요. 그림에서는 베드 한가운데로 수축하는 그림이죠. 이런 경우 당연히 수축 원점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변화량이 커질 수밖에 없을 테니 출력물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열수축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열수축의 가장 큰 문제는 베드 안착에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출력물에 수축이 발생할 경우를 극단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아래 그림과 같이 표현해 볼 수 있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이 되긴 했지만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면 출력물의 바닥에서 가장자리 부분이 수축해서 위로 말려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베드에서 들뜨는 형태가 됩니다.
아래 그림을 모시면 실제로 와핑이 심각하게 일어난 결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린터상에서 출력이 되고 있는 위치와 출력물의 형상에 따라서 그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이 정도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죠.
이렇게 와핑이 발생하면 출력 중에 출력물이 바닥에서 떨어져 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축이 발생을 해서 품질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건 경우에 따라서는 납득할 수도 있지만 출력물이 베드에서 떨어진다는 건 출력 실패이기 때문에 용인될 수 없죠.
안착률 높이기 / 와핑 줄이기
출력면에 안착을 안정화시키고 잘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Gcode를 생성할 때 옵션으로 브림(brim)이나 라프트(raft)를 생성해서 접촉면을 인위적으로 넓혀서 출력물의 접착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안착이 개선되는 효과는 있으나 출력물이 크면 와핑이 커져서 떨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아니면 좀 무식한 방법으로 딱풀을 많이들 이용하는데, 간단하면서도 효과는 확실해서 가정비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드에 딱풀을 살짝 발라서 출력물이 딱 들러붙도록 하는 것이죠. 하지만 너무 딱 붙어서 땔 때 애를 먹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이 안착에 도움은 되지만 수축으로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출력물의 사이즈가 클 때 발생하는 심각한 수축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핫베드 업그레이드를 추진했습니다.
핫베드 업그레이드
먼저 부품 준비는 늘 애용하는 판매처인 "http://nasspop.com/" 을 이용했습니다. 부품을 하나씩 직접 살 수도 있겠지만 이미 검증된 부품을 세트로 판매하고 있으니 쉽게 쉽게 갈 수 있죠.
구성품 먼저 살펴보면, 전원 케이블이 납땜되어있는 핫베드 그리고 온도센서입니다. 센스 있게도 온도센서를 고정할 수 있게 단열 테이프 조각을 붙여놓으셨네요.
전원부입니다. 전원 공급장치와 전원 공급장치의 고정용 하우징인데 하우징에는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가 있습니다.
파워는 12V, 300W 출력 사양으로 왔습니다.
핫베드 설치
Kossel에서 사용하는 Trigorilla 보드는 기본적으로 외부 파워입력용 단자와 핫베드용 단자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조립을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사용하던 DC jack은 필요 없으니 뽑아버리고 파워서플라이에서 2세트 전원을 위 사진 왼쪽 네모 박스처럼 극성을 맞춰서 물려줍니다.
이제 핫베드와 온도센서만 연결해주면 되는데요. 보드 전원 단자 바로 오른쪽에 핫베드용 출력 단자가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보면 D8 단자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핫베드에 납땜되어있는 케이블 반대쪽을 하나씩 연결해 줍니다. 전열기이기 때문에 극성은 상관없이 연결하면 됩니다. 그리고 온도센서는 A14/GND에 대응되는 T1 핀에 연결을 합니다.
연결을 하고 전원을 켜서 프린터에 전원이 잘 들어오는지 그리고 핫베드의 온도가 화면에 잘 표시되는지 확인합니다.
온도센서는 핫베드의 뒷면 가운데 부분에 위치하도록 캡톤 테이프로 고정을 해 줍니다. 이제 마무리입니다.
Kossel프린터는 디자인상 베드 바로 아래에 보드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핫베드와 보드가 너무 가깝기 때문에 걱정이 좀 됩니다. 어떤 분들은 스텝퍼 드라이버 쪽으로 공기 순환이 되도록 쿨링팬을 추가해 주시기도 하던데 전 간단히 코르크 보드를 깔아주기로 했습니다. 약 3mm 두께의 코르크 보드를 구해서 베드 크기에 맞게 잘라준 후에 집게로 집어주었습니다.
이제 업그레이드가 끝났습니다. ^^ 예열 온도를 60도로 맞춰놓고 히팅이 잘 되는지 확인합니다.
프린터는 베드 온도를 핫베드 아래면의 센서가 붙어있는 곳을 기준으로 컨트롤을 하기 때문에 제가 측정하는 베드 표면과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히팅 잘 됩니다.
업그레이드 후에 출력물 개선 효과는 나중에 사이즈가 좀 큰 출력물을 뽑을 일이 생기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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