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발 신박 아이템 로봇청소기입니다. 그것도 창문을 닦는 로봇 청소기입니다.
일반 로봇 청소기만큼 비싼 건 아니지만 신기해서 사는 물건 치고는 가격대가 좀 있는 제품입니다. 알리에서 배송비 포함 187$니까 거의 20만 원 돈입니다. 그리고 국내 쇼핑 사이트에서는 샤오미 창문 청소로봇으로 검색이 되는데 이 제품의 이름은 HUTT W66입니다. 샤오미에서 사용하는 브랜드가 여러 개가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HUTT와 샤오미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청소기의 특징은 150ml 물통이 내장되어 있어서 습식 청소가 가능하고 UPS 기능이 있어서 전원이 끊어져도 20분 동안 동작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단선에서 청소기가 추락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사각형의 디자인으로 생겼는데 각 꼭짓점에 창틀을 인식하는 센서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요건 위메프에서 가져온 사진인데 보시다시피 동일한 모델인데 샤오미라는 이름이 붙어서 팔리고 있죠?!
창문 닦는 로봇청소기는 구매를 할까 말까 고민을 무려 몇 달 동안이나 하다가 구매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정말 이걸로 창문을 청소할 수 있는 건지 확신을 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보통 웬만한 제품들은 블로그나 유튜브에 사용후기가 많이 있어서 물건을 사기 전에 실제 성능과 효과를 어느 정도는 기대할 수 있는데 창문 로봇청소기는 도대체 후기를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박성 쇼핑을 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는 아니고 그렇다고 성공도 아닌 그냥 그런 결과였습니다.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포스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물건 살펴보겠습니다.
언박싱/구성품
먼저 배송은 알리 치고는 빠른 편이었습니다. 알리가 물건 가격과 배송기간이 반비례하는 듯하는 느낌을 받는데 이번에도 가격이 있는 제품이라 그런지 빨리 받은 편에 속합니다. 테이프가 둘둘 말려와서 겉포장 박스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는 잘 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박스를 뜯자마자 빨간색 노리개(?)가 들어있는데.. 음.. 중국 감성인가요? 딱히 쓸모는 없지만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는 마음이라 생각하렵니다.
박스 안에는 보관용 가방이 있고 그 안에 모든 구성품이 들어있습니다. 가방이 탄탄하고 만듦새도 괜찮아서 보관도 좋고 가지고 다니기도 좋습니다. 가지도 다닐 일이 있나 모르겠지만 들고 가면 전문 청소업자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겠네요.
구성품은 본체, 전원 아답타, 리모컨, 충수용 물통, 걸래 4장, 설명서입니다. 구성이 알차죠?!
디자인
청소기도 찬찬히 살펴볼까요?
청소기 바닥을 보면 네 모퉁이에 창틀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습니다. 초음파 센서 같은 게 아니라 물리적인 충격을 감지하는 센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청소기의 운동 반경을 제한해주는 가이드가 있는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리로 된 현관문 같은 경우 문이 열려있다면 틀이 없는 모서리는 경계를 인식하지 못해서 청소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검은색 밸크로가 달려있는데 걸래를 붙이는 부분입니다. 앞쪽으로는 금속의 길쭉한 띠가 있는데 여기는 물을 분무하는 구멍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기 중심부에는 동그랗게 흡입구가 위치하고 있어서 청소기가 창문에 달라붙도록 바람을 빨아들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 좌우로는 고무(?)로 된 케터필러가 있는데 유리를 직접 밟고 이동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냥 고무는 아닌 것 같고 표면이 반들반들해서 유리에서 미끄러짐이 최소화되도록 되어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먼지가 많이 묻으면 청소기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닦아가면서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리모컨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조약돌 같이 예쁘게 생겼습니다. AAA 건전지 2개가 들어가는데 건전지 따위는 동봉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원은 24V 아답타를 통해서 공급하도록 되어있는데 본체와 아답타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운전 중에 빠지지 않도록 돌려서 잠글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청소 중에 줄이 당겨질 수도 있을 텐데 케이블이 빠져서 추락하는 일을 방지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본체의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 케이블이 있는데요. 본체와 분리할 수 없도록 완전히 조립된 케이블이 달려있고 끝에 카라비너가 있어서 고정이 편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안전 케이블의 총 길이는 약 5m 정도 되니까 가정용으로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청소기를 구매한 이유는 습식 청소 기능 때문이었습니다. 이전 모델로 물을 뿌리는 기능 없이 그냥 걸래로 문질러만 주는 청소기가 있습니다. 가격도 이것보다 저렴해요. 그런데 창문에 붙어있는 먼지는 오랫동안 묵어서 물로 불려서 닦지 않으면 청소가 힘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물을 뿌려주면서 청소를 하게 되면 좀 더 잘되지 않을까 해서 이걸로 구매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금속 띠의 중간중간에 미세한 구멍이 나있는데 여기서 물을 뿌려줄 수 있습니다. 내장된 물통에 물을 채워서 사용하도록 되어있는데요. 150ml의 물통을 한번 채우면 아파트 거실의 메인창 하나는 다 닦을 수 있는 양인 것 같아요.
창문 닦기 테스트
그럼 얼마나 잘 되는지 창문을 닦아봐야겠죠?! 청소기 동작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전원을 켜면 팬이 돌면서 바닥 쪽의 공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하는데 창문에 붙어있지 않을 때는 좀 천천히 돌다가 창문에 가져가서 붙이면 자동으로 팬 소리가 커지면서 아주 찰싹 달라붙습니다. 아마 바닥 쪽 압력을 계속 감지하면서 자동으로 팬 속도를 조절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붙어있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추락방지 장치들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을 했었는데요. 실제로 창문에 붙어있는 힘은 상당합니다. 정상적인 사용 조건이라면 절대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약간 힘을 주어 당기면 붙어있는 청소기를 땔 수는 있지만 바람이 분다거나 케이블이 조금 당겨지는 정도로는 어림없을 것 같습니다. 청소기를 때어낼 때는 청소기 윗면에 있는 동그란 버튼을 꾸욱 눌러주면 진공압이 풀립니다.
그럼 청소가 얼마나 잘 되나 한번 보실까요?
음... 뭔가 좀 애매하죠?! ㅋ 가격대가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번 써보고 말 그런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우선 창문 닦는 로봇 청소기라면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인 성능 그러니까 창문에 얼마나 잘 달라붙는가 그리고 창문에서 잘 이동하는가 기타 사용성이라던가 안정성, 디자인 등등은 나쁘지 않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창문을 청소하는 알고리즘은 영 엉성하네요.
이 제품의 구매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미리 알아두면 좋을만한 몇 가지 아쉬운 점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창문의 모서리 부분을 빼먹고 청소를 합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될 수 있는 단점이지만 그런 게 있을지 모르겠다는 게 함정이죠. 물론 리모컨의 수동 이동 기능을 이용해서 빼먹은 위치로 이동시켜서 닦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리모컨 이동 기능도 좀 답답합니다. 이동하는 수단이 청소기 하단에 2열 케터필러이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은 전진과 후진 그리고 회전이죠. 그런데 직선 이동은 무조건 전진만 가능하고 후진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회전각도를 사용자가 조절할 수가 없습니다. 리모컨의 상하좌우 버튼을 누르면 청소기는 창틀이 인식될 때까지 그 방향으로 돌격하는 게 전부인데 이런 조작성으로는 창문의 가장자리의 청소가 덜된 부분을 미세하게 청소하는 게 쉽지는 않네요.
습식 청소 기능을 기대 많이 했는데 요게 이 제품에서는 양날의 검입니다. 제품 설명서에도 나와있는데 창문에 물기가 많거나 청소기 걸레가 많이 젖은 상태에서는 청소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청소기는 고무바퀴로 창문을 밝아서 밀면서 진행을 하도록 되어있는데 물기가 많으면 바퀴가 미끄러져요. 그래서 자체 분무량도 아주 적습니다. 정말 촉촉하게 적셔줄 정도로만.
그러다 보니 자주 청소하지 못해서 먼지가 많이 쌓여있는 상태에서는 청소가 깨끗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원래 엄청 지저분한 창문이었기 때문에 지나간 자리가 깨끗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속 시원하게 닦아주지는 못합니다.
After 사진은 청소기로 한번 청소한 후 찍은 사진입니다. 반복해서 청소해주면 좀 더 깨끗해지긴 하겠지만 원래 창문이 워낙 더러웠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만족하렵니다. 사실 소음이 커서 딸님께서 TV 소리 안 들린다고 그만하라네요. -_-;
청소가 끝나면 걸래를 뜯어내고 물에서 쓱쓱 문질러 빨아주면 됩니다. 걸래가 4장 들어있는데 저처럼 아주 더러운 창문 기준이라면 걸래 면적이 아주 작아서 창문 1개 청소하는데 걸래 2개는 필요합니다. 걸래가 작아서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는 점도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이네요. 대신 간편하게 창문 바깥쪽 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자주 청소를 해주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결론
HUTT W66이 아주 완벽하고 뛰어난 청소기는 아닙니다. 창문 청소기라는 게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은 시중의 대부분의 제품들이 프로토타입 같은 같은 상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구매가 완전한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왜냐하면 아파트 생활이 일반적이고 미세먼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제법은 유용한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금액적인 부담 때문에 아파트 외벽 청소를 자주 할 수도 없고, 한번 해봐야 한 달만 지나면 먼지가 또 덕지덕지. 그렇다고 내가 닦자니 손도 안 닫고 창밖으로 뭐하나 떨어지면 대형사고에 참 진퇴양난입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창문을 청소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중창 안쪽면은 창문을 때어내지 않으면 답도 없는데 창문 살짝 빗겨지게 열어서 청소기 집어넣으면 쏴~악 청소할 수도 있으니 유용한 면이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씩 대청소하는 날 창문까지 안팎으로 닦고 기분 낼 수 있는 일종의 감성 템이 아닌가 싶습니다. (라며 정신 승리하는 건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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