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재능은 없지만 취미로 좋아하는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악기 하나쯤 하고 싶은 그런 맘이 있어요. 그런 욕심 때문에 어렸을 때 사용하던 피아노를 아직까지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데,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실제로 피아노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적 제약이 있어서 더욱 사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실력이 들어줄만하면 쳐볼 용기라도 생기겠지만 '연습=소음'이 될까 봐 조심스러워서요. 그래서 언젠가는 연주다운 연주할 날을 고대하면서 전자피아노를 사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어떤 전자피아노를 구매할지 고민을 했답니다. 깊이 있는 비교를 하느라 오래 걸린 건 아니고 악기를 잘 모르기 때문에 선뜻 뭐하나 고르지 못하고 망설이다 보니 고민이 길어졌습니다. 장고 끝에 선택한 모델은 Roland사의 Go:Keys라는 라인업으로 모델명 Go-61K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가격 대비 품질, 기능 등 아주 잘 고른 것 같아요. 특히 입문용 레벨에서 아이패드와 블루투스로 MIDI 링크가 가능해서 GarageBand나 SimplyPiano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네요. 자세한 건 뒤에서 계속 말씀드릴게요.
개봉 및 외관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찾아서 구매를 했는데요. 쿠팡이 가격도 가장 싸고 배송도 빨랐어요. 이틀 만에 물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품 포장은 배송을 위한 별도 보호 박스는 없이 제품 자체 포장 그대로 배송되었습니다. 포장상태와 배송상태는 양호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제품 씰은 없었습니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자피아노 본체, 착탈식 보면대, 전원 아답타, 보증서 및 설명서가 들어있습니다. 코스모스악기가 수입해서 유통하는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A/S가 필요하면 코스모스악기를 통하면 될 것 같네요.
동봉된 매뉴얼에는 한국어가 없지만 코스모스악기사 홈페이지에 가면 한국어 매뉴얼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외관 살펴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 배경과 컨트롤 패널부는 검은색으로 매칭 되어 있습니다. 보통의 키보드와 비교해보면 약간 장난감 같이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데 독특한 느낌은 있어서 나쁘지 않네요. 보면대는 착탈식입니다. 필요할 때 윗면의 홈에 끼워서 쓰는 방식입니다. 접이식이 아니라서 아쉽네요. 61 건반 배열이라서 길이는 877mm로 보관에도 부담 없을 적당한 사이즈입니다.
보면대를 제외한 높이는 82mm이며 무게는 4kg이 조금 못 되는 수준입니다.
타건감은 클래식 피아노보다 탄성이 조금 더 강한 것 같습니다. 해머 액션 방식은 아니고 타건 강도는 3단계로 인식합니다. 가격대 생각하면 타건감 괜찮은 편인 것 같습니다.
건반 각각의 간격이 조금 넓은 느낌이고 흔들어보면 유격이 좀 크긴 하지만 가격대를 감안하고 예상했던 것보다는 건반이 탄탄해서 다행입니다.
성능 및 기능
Go:Keys Go-61K 모델 스펙입니다.
최대 128음 동시 재생 가능하고 General MIDI Level 2 포맷을 지원합니다. 415.3~466.2HZ 범위에서 0.1Hz 단위로 마스터 튜닝 조절이 가능하며 ±3옥타브 쉬프팅이 가능합니다.
루프 믹스 기능이 내장되어 있으며 총 22가지 믹스 세트에 56가지 패턴을 지원합니다.
조작부 버튼은 전원을 제외하고 모두 터치버튼으로 되어 있습니다. 중앙의 LCD창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볼륨, 벤더, 이펙트, 루프 믹스 관련 버튼들이 위치해 있고 우측에는 설정 및 음색 관련 버튼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심플한 인터페이스가 특징이긴 한데 너무 심플하게 구성한 나머지 설정 메뉴 조작은 불편하네요. 'Seting' 버튼을 눌러보면 정말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요. 이 버튼 하나로 메뉴를 순환하는 방식이라서 원하는 메뉴를 실수로 한번 지나가 버리면 원하는 메뉴에 진입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다시 순환을 시켜야 해요.
전원 버튼은 고무 재질로 되어있는 푸시 버튼으로 짧게 누르면 켜지고 끌 때는 길게 눌러줍니다.
특장점
이제부터 Go-61K를 선택하게 된 이 제품의 특징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요.
일단 저는 업라이트 피아노가 한대 있기 때문에 풀사이즈 키보드는 옵션이 아니었어요. 안 쓸 때는 숨겨놨다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대성을 고려했는데요. Go-61K는 심지어 아답타를 연결하지 않더라고 건전지만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키보드 뒷면에 AA 건전지 6개를 넣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죠. 이만한 크기의 음향기기가 겨우 이 정도로 가능한가 싶은데요. 사실 여기엔 좀 제약사항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AA 건전지 6개로는 스펙상 연속 사용시간이 4시간에 불과합니다. 스피커 볼륨을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긴 한데요. 암튼 건전지로는 사용시간이 길지 않아서 휴대해서 쓸 때 잠깐 공연하는 정도의 용도로 만들어진 것 같고, 실내에서 연습용으로 사용한다면 아답타 사용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내장 스피커의 경우 2.5W 출력이 좌우 2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출력이 좀 작아서 실내용으로는 괜찮지만 야외 등 넓은 공간에서는 내장 스피커만으로는 출력도 부족하고 음질도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별도 엠프를 연결해보지는 않아서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연습용 목적이라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 Go-61K에서 제가 가장 혹했던 부분인 무선 기능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요.
제가 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요소중 한 가지가 BT기능입니다. BT는 버전 4.2이며 A2DP, GATT 프로파일을 지원합니다. 연결된 외부기기의 음원을 Go-61K에서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고 Go-61K의 MIDI 데이터를 외부 장치로 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가 다른 제품을 못 찾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가격에 무선 MIDI연결을 지원하는 건 이 모델이 유일했습니다.
BT로 MIDI 연결을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Go-61K 옵션에서 BT를 먼저 켜고, 아이패드에 연결하는 기준으로 아이패드에서는 Garage Band를 열어줍니다. 그리고 설정의 고급 메뉴로 들어가서 "Bluetooth MIDI 기기" 메뉴를 선택하면 목록에 "GO:KEYS MIDI"를 확인할 수 있고 선택하면 바로 연결이 됩니다.
아이패드 설정에서 BT연결로도 접근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일반 BT 스피커처럼 연결되기 때문에 MIDI방식으로 연결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Garage Band로 연결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한 가지 아쉬운 건 다음번에 MIDI연결은 자동으로 되지 않고 매번 이런 방법으로 연결을 해주어야 정상적으로 연결이 됩니다.
저는 혼자서 피아노 연습을 하는데 "SimplyPiano"라는 앱을 사용할 건데요. 이 앱은 일반 어쿠스틱 피아노라도 앱에서 피치를 인식해서 교육자가 악보대로 잘 치고 있는지 평가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리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보니 어느 정도 볼륨 이상 쳐줘야 인식이 잘 되고 소음을 걱정해서 소심하게 치면 인식이 잘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일반 피아노는 볼륨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끔 오인식되는 부분과 소음문제 때문에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MIDI연결이 필요했고 Go-61K 모델은 불편한 케이블 연결조차 필요 없기 때문에 맘에 쏙 들었습니다.
MIDI연결에 잘되었다면 SimplyPiano 실행 시 우측 상단에 "Midi 키보드가 연결됨"이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물론 키보드 뒷면에 USB 포트로 유선 연결도 가능합니다. USB 포트는 아쉽게도 USB C타입은 아니고 마이크로 5핀 단자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연습할 때 Go-61K 키보드를 다음과 같이 사용합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키보드의 볼륨은 적당히 맞춰놓고 아이패드와는 BT를 통해 무선으로 MIDI연결을 해서 다른 부과적인 액세서리 없이 키보드와 아이패드만 놓고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만약 가족들이 자고 있는 상황 등 집안에서조차 완전한 침묵을 지켜야 할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사용합니다.
Go-61K 키보드와 아이패드는 USB 혹은 BT를 통해서 MIDI로 연결하고 키보드 볼륨은 0으로 설정합니다. 그리고 아이패드와 헤드폰을 유선으로 연결해서 아이패드에서 나는 소리만 들리도록 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연습을 하는 거죠.
이때 헤드폰마저도 BT로 연결해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유선으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BT latency 때문입니다. BT 오디오는 아무리 low latency 코덱이라고 하더라도 지연은 불가피합니다. 보통 스마트폰에서 BT이어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할 때는 BT이어폰에서 발생하는 지연을 감안하여 오디오와 비디오 재생에 갭을 발생시켜서 이 차이를 못 느끼도록 극복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런 잔재주가 불가능하죠. 건반을 쳤을 때 그 즉시 소리가 나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발생하는 지연을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에어팟 프로를 사용했을 때 지연이 가장 없긴 했지만 수치상으로 130ms의 지연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마저도 이질감이 들어서 BT로는 연습하는데 무리가 있었습니다.
마무리
입문용 전자피아노라면 많이 추천하는 브랜드가 카시오, 야마하를 들 수 있고 국내 브랜드로는 HDC영창의 커즈와일 모델도 인기가 좋더라고요. 물론 Roland가 인지도가 떨어지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입문용 추천에는 랭킹 되지 못하는 Go:Keys Go-61K 모델을 구매한 이유는 뛰어난 휴대성과 무선 MIDI 기능이었습니다. 제품을 선택함에 있어서 너무 편협한 요소를 지배적인 기준으로 삼은 건 아닌가 우려 있었지만, 인터넷 리뷰를 살펴본 결과, 평균 이상의 평가가 대부분이었고 그리고 Roland라는 브랜드가 다양한 기능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브랜드라는 평판이 있어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2달 넘게 사용을 하고 있는데요. 다시 생각을 해봐도 다행히 잘못된 선택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이상 Rolnad 전자피아노 Go:Keys Go-61K 리뷰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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