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요물 같은 제품이죠. Apple TV 4K(2세대)인데요. 편의상 애플TV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이 제품을 지난 1월인가부터 사용 시작한 것 같은데 약 10개월 정도 매일매일 사용해보고 느낀 후기 말씀드립니다. 애플TV를 샀으니 이놈도 분명 앱등이 겠구나 생각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전 앱등이는 아닙니다. 제가 사용하는 다른 애플 기기는 아이패드, 에어팟이 전부입니다. 에어팟은 갤럭시, 아이폰 유저 관계없이 많이들 쓰시니 아이패드 하나 쓴다고 볼 수도 있겠죠?! ㅋ 아이폰은 한 번도 써본 적도 없고 MacOS도 한번 만저본적 없습니다.
앱등이도 아니라면서 애플TV를 왜 샀는가?
애플TV를 구매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저는 IPTV로 BTV를 이용 중입니다. 그런데 BTV 셋톱박스가 답답해도 너~무 답답합니다. TV 보다가 유튜브 갔다가 넷플릭스 갔다가 다시 TV 갔다가 하는 이런 기본적인 동작을 하는 와중에도 버벅거려서 참지를 못한 거죠. 마치 3~4년 지난 갤럭시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셋톱박스가 스마트 2인가 뭐 그랬던 거 같은데 암튼 기능 구현에 의의를 둔 거지 편하게 사용하게끔 만든 건 아니었습니다. 지금 사용 중인 TV가 삼성 4K QLED 모델인 KQ75QT67AFXKR제품인데 이 TV가 삼성의 하이엔드급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TV 내장 소프트웨어가 차라리 더 빨랐으니까요.
TV 사용하시면서 음성인식 기능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시는 분 계시나요? 아마 극소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음성 인식 자체는 잘 되는 편이지만 반응이 워낙 느리기 때문에 거의 안 쓰게 되는데요. 애플TV에는 아이폰 X에도 탑재된 A12 바이오닉 AP를 사용한다고 하니 빠릿빠릿한 TV가 써보고 싶어서 구매를 했습니다.
제품구매는 싸고 빠른 쿠팡을 이용했습니다. 왜 이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애플 공홈보다 가격도 싸고 쿠팡에서는 무려 로켓배송까지 해줘서 사기로 맘먹고 다음날 바로 제품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파생소비가 빠지면 섭섭하죠. 애플TV를 구매하는데 다른 분들이 함께 구매한 상품으로 8K HDMI을 추천해줘서 요것도 같이 구매를 했습니다. 집에 HDMI케이블이 몇개 있긴하지만 역시 새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죠.
애플TV 구성 및 제품 외관
애플 제품은 늘 그렇듯 개봉 맛집입니다. 선물포장을 뜯는 설레는 기분을 최고조로 만들어줍니다. 열어보면 그냥 본체와 시리 리모컨 들어있습니다. 출시된지 오래된 제품이니까 개봉기는 사진으로만 빠르게 스킵하겠습니다.
동봉된 악세사리는 본체용 전원케이블과 리모컨용 라이트닝 충전케이블이 전부입니다. 그 흔한 HDMI케이블도 없습니다. 매정하긴...
크~ 요 손맛~
그리고 영롱한 자태입니다.
시리 리모컨은 손에 쏙 들어오는 적당한 싸이즈인데 손이 크신 분들은 너무 작게 느껴질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버튼 구성은 아주 심플한데 여기서 특징적인 부분은 상하좌우 및 선택버튼은 물리적인 누름버튼인 동시에 터치 인식이 되기때문에 제스쳐 입력이 가능합니다. 여러단계를 이동해야할 때 스르륵 밀어주면 한번에 이동할 수 있어서 단순한 버튼조합으로도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이름이 시리 리모컨이기 때문에 리모컨 우측에는 음성인식 버튼이 있습니다. iOS에서 사용하는 시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버튼을 누른상태에서 리모컨 상단의 수음부에 대고 명령을 하면 됩니다.
애플TV 초기 설정
기계에 대해서는 여기까지만 알아보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애플TV 본체의 사용 준비는 사실 별게 없습니다. 그냥 TV와 연결하고 네트워크에만 연결이 되면 애플TV가 방법을 안내해 주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만 진해하면 됩니다.
그리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있다면 새로운 애플TV를 바로 인식하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기기 초기 설정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리 리모컨이 없어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애플의 기기간 연결성은 최고입니다.
애플TV에서 BTV 시청하기
애플TV를 구매할 때 가장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BTV시청에 무리가 없을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원래 BTV셋톱박스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BTV어플을 애플의 tvOS에 얼마나 최적화를 시키고 기존 사용자 경험에 비해 손해를 보는 부분은 없을지가 걱정스러웠습니다.
일단 기기 자체를 비교해 본다면 기존 BTV 셋톱박스보다 약간 크기가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성능이 훨씬 좋아졌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리고 BTV의 임대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아직 애플TV가 유일하긴 하지만 IPTV가 단말기 장사를 하지 않고 사용자 기기에서 B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은 고무적인 것 같습니다. 추후에는 삼성이나 LG TV의 자체 OS용 IPTV 앱이 사용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애플TV에서 B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SK브로드밴드에서 직접 애플TV를 구매하거나 혹은 임대해서 사용하신다면 별도 절차 없이 바로 사용이 된다고 하던데, 저처럼 자급제 기기를 구입하신 경우라면 SK브로드밴드에 전화를 해서 기기 등록 요청을 따로 해주어야 합니다.
앱스토어에서 BTV앱을 찾아서 설치를 하고 로그인을 하면 위 화면과 같이 최초 1회 인증이 필요하다는 알림이 나옵니다. 근데 이 인증방식을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인증을 위해서 SK기사님이 집에 꼭 방문을 해야 한다/그렇지 않다고 인터넷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되었겠지만, 제가 애플TV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올 초만 하더라도 SK브로드밴드 상담원들 조차도 안내가 각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기기 인증을 위해서 상담원과 통화를 했을 때, 처음 통화한 상담원께서는 기사님 방문이 필요하니 방문 예약을 해주겠다 하셨고, 방문시간 변경을 위해서 다시 다른 상담원과 통화를 했을 때는 기사님 방문이 필요 없다고 하셨고 인증처리가 되었으니 로그인을 다시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사님 방문 없이 BTV앱 로그인 인증이 가능했습니다.
셋톱박스는 업그레이드, but, BTV는 다운그레이드
기존에 사용하던 셋톱박스는 BTV 스마트 3이라는 셋톱박스였던 것 같습니다. BTV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답답하고 느려 터진 셋톱박스 생각하면 요즘 셋톱박스들은 정말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큰 불만 없이 사용했었습니다. 사실 B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불만을 가져야 할 포인트 자체가 없었던 거죠. 그리고 BTV의 서비스가 메인이라면 전용 단말기인 만큼 최적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 3 셋톱박스에서도 유튜브, 넷플릭스 등 많이 사용하는 OTT 앱들 모두 사용이 가능하고, OS 자체가 안드로이드다 보니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의 선택지는 애플TV보다 더 넓었습니다. 애플이 앱스토어가 참 잘 되어 있지만 아직 애플TV는 사용자 층이 두텁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폼펙터가 자리를 잡지 못해서인지 애플TV용 앱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보다 못하지 않나 싶습니다.
화면 UI라던가 BTV 서비스의 접근성 그리고 TV 시청이라는 기능에 가장 최적화를 시켜놓은 듯한 부분은 지금 생각해봐도 애플TV의 BTV 앱보다 사용자 경험 면에서는 더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BTV 하나만 놓고 보면 기존 전용 셋톱박스를 쓰다가 애플TV로 기기를 변경하셨다면 다운그레이드가 된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중 대표적인 다운그레이드 서비스로 ZEM키즈를 꼽을 수 있는데요. 위 캡처 화면의 왼쪽은 과거 스마트 3 단말기에서 실행한 ZEM키드이고 오른쪽은 애플TV의 BTV앱에서 실행한 ZEM 키드 화면입니다. 실제로 애플TV의 화면은 예전에, 오래돼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스마트 셋톱박스보다도 이전 모델 사용했을 때 UI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다운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시는 집에서는 ZEM 키즈 상당히 유용한 서비스일 수 있는데요. 여기서 우리 아이가 참 좋아했던 내 동화 만들기 서비스가 BTV앱에서는 사용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기존 ZEM키즈 UI에서는 아이의 프로필을 만들어서 1일 시청시간을 제한하는 기능이 있었는데요. 그런 부분도 모두 사라져서 너무 아쉽습니다.
그리고 알아봤더니 ZEM키즈뿐만 아니라 애플TV의 BTV앱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기능들이 더 있었습니다. 해피시니어라고 노년층을 위한 UI, 그리고 BTV 자체 제공 앱인 노래방, 뽀로로 앱 등 사용이 전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또 다운그레이드 되어 너무 안타까운 부분이 모바일 BTV와의 연동 기능입니다.
스마트폰에서 보던 콘텐츠를 큰 TV 화면으로 미러링 해서 보는 BTV로 보기 기능이 애플TV에서는 이용 불가능합니다. 애플TV의 정책 때문이라는데 아쉬우면서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오랫동안 사용해보면서 제 입장에서 애플TV 구매는 그다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 제 입장이라면 사용하는 애플 기기라고는 아이패드와 에어팟 밖에 없는 애플 생태계에 발을 들이지 않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사실 애플TV 여러 가지 좋은 점들 많이 있죠. 일단 셋톱박스치고는 고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게임을 많이 즐기신다면 애플 아케이드에 가입해서 콘솔 게임기처럼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주변기기들과 조합만 잘 맞춘다면 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는데 최적화된 화질과 음향을 제공해 줄 겁니다. 사실 셋톱박스 라면 이게 가장 본질적인 거겠죠. 하지만 저 같은 범인은 그 외에 자잘하게 채워야 하는 보잘것없는 사리사욕이 있기 때문에 애플TV 구매는 잘된 선택은 아니었덧것 같습니다. 집사람에게는 비밀이지만 이건 인정해야겠네요.
하지만 이거 완전 잘못 샀어 당장 당근 해버려야지! 이런 건 아니고, 다만 랩탑계에서 M1/M2 맥북의 입지,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의 위상 뭐 이런 걸 생각했을 때 애플TV 당연히 기존 셋톱박스 다 압살 하겠구먼 했었는데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거니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아, 글 초반에 썼던 애플TV의 음성인식은 과연 어떤가 얘기로 리뷰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TV 보면서 음성인식 기능은 그냥 허울뿐인 기능이었습니다. 삼성이나 LG 할 것 없이 새 제품 구매했을 때 다들 한 번씩 "유튜브 실행해, 넷플릭스에서 수리남 틀어죠" 뭐 이런 시도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평소에도 그 기능 계속 쓰시는 분 계시나요? 아마 거의 없지 않을까요? 그런데 애플TV의 시리는 그 부분에서는 분명히 차별점이 있었습니다.
10개월째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애플TV 쓰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음성인식 기능은 잘 쓰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애플TV에서 음성인식은 그냥 보여주기용이 아니라 실제로 써먹을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앱을 실행하는 뻔한 기능뿐만 아니라 BTV앱에서는 시리버튼 누르고 "MBC", "JTBC", "EBS" 이렇게 채널 이름만 얘기해도 3~4초 안에 채널 돌려주기 때문에 애플TV 사용자 경험에서 매우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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